리버풀/경기 후기

[PL] 38R vs 크리스탈 팰리스 : 24-25시즌 리버풀 -완- + 우승에 대한 생각 이리저리

조미니크 2025. 5. 27. 12:59

 

 

# 특이사항

- 시즌 마지막 경기

- 홈 팬들이 있는 상태로는 무려 35년 만에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리버풀 (5년 전 우승 당시엔 코로나로 인해 무관중 상태)

- 원래대로면 시즌 마지막 홈 경기에 다음 시즌 유니폼을 착용할 예정이었으나, 나이키->아디다스 스폰서 변경으로 인해 다음 시즌 홈 유니폼은 프리시즌에서 처음 입을 듯

- 클롭, 제라드, 헨더슨, 아게르, 달글리시, 러시 등 구단 레전드들과 존 헨리, 톰 베르너 같은 구단 고위 인사들이 우승을 축하하기 위해 경기장 참석

- 5년 만에 리그우승을 하며 잉글랜드 리그 최다 우승 동률을 찍은 리버풀과

창단 120년만에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한 크리스탈 팰리스가 서로 가드 오브 아너를 해주는 진풍경이 나옴

(보통 가드오브아너는 리그우승 팀에게만 해주는데 리버풀측이 첫 우승을 차지한 크팰에게 선뜻 해준듯 +크팰은 오늘 경기를 앞두고 챔피언스 데이라며 양 팀 모두 우승에 대한 훈훈함을 나타냄)

 

 

# 전후반 통합

- 솔직히 보는 내내 경기 자체 보단, 이후 있을 세레머니에 초점이 갔던 경기

- 경기 내내 빨간 풍선들이 들어왔음

- 66 그놈은 확실히 있고 없고가 티가 나는 게 잘 긁히는 날은 덕배 뺨 칠 정도로 좋은 패스와 크로스가 들어감, 후방에서 변수 창출이 가능

- 알리송 잘한다.

- 코나테는 재계약하면 패스 훈련만 좀 어떻게 하자

 


 

9개월간의 대장정이 끝이 났다.

곧 쓸 시즌 결산에서도 쓰겠지만 애초에 이번시즌은 우승 보단 챔스 진출권만 따내면서 새감독(아르네 슬롯)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것을 목표로 했던 시즌이었다.

시즌 시작 전에 있었던 수비멘디 이적사가도 그렇고, 무쌍 찍으며 하드캐리한 살라의 폼도 그렇고

여러모로 의외성이 많았던 시즌

 

리버풀에게 이번 리그 우승이 특별한 이유 몇 가지

1. 잉글랜드 리그 최다 우승(동률)

- 맨유와 같이 20회로 최다 우승 동률을 기록했다.

맨유의 퍼거슨 취임 전까지만 해도 리버풀이 18회, 맨유가 7회로 압도적이었는데, 퍼거슨이 부임 한 기간 동안 리그를 13번이나 우승해버리는 미친 페이스를 보여주며 따라잡혔었지만, 이후 맨유는 암흑기(2013년부터 현재 진행형), 리버풀은 암흑기를 지나 클롭(2015~2024)에서 시작된 황금기가 슬롯(2024~)까지 뻗어 나가며 다시금 재탈환 했다.

 

2. 잉글랜드 최고 명문팀에 등극(1황)

- 맨유 레전드인 게리 네빌 마저도 리버풀의 이번 우승을 두고 "이젠 리버풀이 잉글랜드 최고의 팀인걸 부정할 수 없게 됐다" 이런 비슷한 말을 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맨유와 비교해서 리그 우승은 동률인데, 챔스 리버풀 6회, 맨유 3회로 확연히 차이가 나기 때문에 당분간 잉글랜드 최고의 팀을 두고 논쟁이 벌어지진 않을 것 (맨시티도 대단하지만 누적치에서 많이 밀림)

3. 관중과 함께하는 리그 우승은 35년만

- 30년만에 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19-20시즌엔 코로나로 인해 무관중 상태였다.(두번째 사진 배경 잘 보면 객석 자체가 비어있음)

그래서 1989-90시즌 이후로 사실상 35년만에 안필드의 홈 팬들과 함께하는 우승이 됐다.

(이래서 내가 3시간 밖에 못 자는 걸 감수하고 다 봤지)

 

4. 클롭에서 슬롯으로, 안정적인 바통터치

- 맨유, 아스날 등 장기 집권한 감독이 떠난 팀들은 보통 암흑기를 많이 겪는다.

장기 집권하는 감독의 막강한 영향력이 사라지는 거기도 하고, 그 전술에 익숙해져 있는 수 십명의 선수들이 혼란을 겪기도 하기 때문인데, 리버풀은 그걸 알고 클롭의 후임을 모색할 때 급진적인 변화를 추구하기 보단 점진적인 변화를 할 수 있는 감독을 고른거 같다.

슬롯은 클롭이 9년 동안 이끌던 팀을 물려받아 혁명과 변화를 일으키기 보단, 조화를 선택했다.

그 결과 장기 집권한 팀들이 겪는 후유증을 최소화 됐고, 다른 팀들이 여러 이유로 부상에 신음하는 동안 슬롯은 안정적인 선수단 운영을 통해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 기어코 우승까지 차지했다.

암흑기에 허덕이던 리버풀을 클롭이 전성기로 다시 끌어올렸고, 슬롯이 그 바통을 잡아 안정적으로 이어 달리는데 성공

1980년대 빌 샹클리에서 밥 페이즐리 감독으로 바통이 자연스럽게 넘어가서 전성기가 이어졌던 과거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5. 그로 인해 가속이 붙은 슬롯풀

- 이건 앞으로의 예측도 조금 섞여있긴 한데

2025년 5월 27일 현재로선 짠돌이 구단주인 FSG가 이번에 우승해서인지 슬롯에게 투자를 많이 해줄 것으로 보인다.

이적이 유력한 2명과 한명의 슈퍼스타 영입이 그걸 증명하고 있고

FSG 이 양반들도 투자할 타이밍이다 싶으면 여지없이 지르는 놈들이라 이게 그 타이밍이라고 판단한듯 싶다.

 

 

오늘은 이쯤에서 그만하고, 며칠 뒤 시즌 결산에서 더 많은 생각들을 풀어보는 걸로